플링크 팀이 페이지콜을 만드는 이유

플링크 팀이 페이지콜을 만드는 이유
2022년 플링크 팀

현실과 꿈 사이에서 꿈을 유예한 친구 이야기

Paper plane
Photo by Andrey Larin / Unsplash

내 대학 동기 158명 중 입학 수석은 은권(가명)이었다. 은권이는 특목고 출신들이 대다수인 동기 중에는 드물게 이름이 매우 생소한 지방의 한 일반 고등학교 출신이었는데, 우리 동기들은 은권이가 왜 수석인지 수업 몇 번 들어보면 금방 알 수 있었다. 토론 수업에 같이 들어가면 은권의 의견은 그 누구보다 빛이 났고, 가끔은 교수님의 의견보다 더 통찰력이 있었다. 은권은 그 누구보다 책을 빨리 읽었고 이해를 잘했으며, 본인의 이해한바를 가장 글로 잘 썼던 친구였다. 그리고 입학 후 얼마 뒤에는 대통령이 주는 인재상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은권은 대학 시절 내내 늘 바빴다. 학교에서는 행정실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일을 했고, 과외도 다른 동기들은 시간이 아까워서 가지 않을 아주 먼 지역까지 갔다. 그러면서 매일 온갖 장학재단과 각종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녔고, 그러면서 학교에서 주는 성적 장학금도 받아야 한다면서 모든 과제와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다. 1학년이 지나면 대부분 떠나게되는 낡은 기숙사라도 어떻게든 확보하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4학년 때쯤에는 은권이를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대부분 동기들이 '진로 탐색'을 위해 고시나 자격증 준비 혹은 어학연수 등을 거치며 시간을 보내던 트렌드와 반하여 특급열차처럼 은권이는 졸업을 향해 달려갔고, 졸업 학기에 한 IT기업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은 IT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이지만, 당시에는 로스쿨, 5급 공무원, 전문 자격증을 통한 사회 진출이 최고의 성공으로 여겨지던 때라 수석으로 입학한 은권이의 선택은 조금은 의아한 선택이었다. 나에게 은권의 모든 결정은 늘 동의할 수 없었다. 왜 은권이는 시간아깝게 저런 먼 곳까지 과외를 가지? 왜 은권이는 지원사업이라면 규모와 상관없이 밤 새가면서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는 것이지? 왜 은권이는 저런 허름하고 불편한 2인실 기숙사를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거지? 그리고, 왜 은권이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지..?

은권이가 폭주열차처럼 대학 생활을 했던 이유는 한참 시간이 지나 직장 생활로 어느정도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은권이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50대 부모라면 누구나 직장을 다니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부모 부양이란 내가 50대쯤 되어야 고민할 주제라고 생각했던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던 나는 24살 나이에 타향살이하는 자신은 물론 지방의 부모 부양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가장' 은권이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동기중에 가장 총명했던 은권이가 그 누구보다 좋은 과외 선생님이 될 수 있었을텐데, 학창시절 안정적으로 학비를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본인이 하고 싶었던 학업에 더 집중하고, 교환학생과 여러 인턴 활동으로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취직을 위해 해야만 하는 활동이 아닌 본인이 하고 싶은 전공을 택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이과 선생님을 찾아 삼십리 이동하던 제자 이야기

Photo by Ant Rozetsky / Unsplash

플링크 창업 전 2014년 겨울, 내가 유명한 학원가에서 수학 전문 학원 강사로 막 취직하였을 때였다. 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원장반'을 원하기에 당시 신입 강사인 나에게 배정되는 학생들은 주로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하위권 학생들이었다. 재민(가명)이도 학원 입학 성적이 거의 0점에 가까운 예비고1 학생이었고, 행정실은 당연히 나에게 배정하였다. 보통 분당 학생들은 첫 상담 때 학부모와 동시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재민이는 혼자 학원에 와서 학원 테스트를 보고, 상담도 혼자 임했다. 그리고 학교 이름조차 분당 지역이 아닌지 처음 들어보는 학교 이름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재민이는 혼자서 버스와 지하철을 한 시간 타고 학원에서 왔다고 했다. 그랬던 이유는 본인이 고등학교에서 이과를 가고 싶은데, 사는 곳 주변에는 고등학교 이과 수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학원이 없어서 알아보다가 유명한 학원가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물론 인강도 들을 수 있지만, 본인이 한 번에 바로 이해를 못하는 스타일이라 항상 거듭 물어보면서 확인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질문을 받아줄 수 있는 선생님이 주변에는 구할 수 없어 부모님이랑 큰 마음먹고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의젓하게 학원비도 본인이 다 결제를 하고 재민이는 돌아갔고, 그 뒤로 재민이는 겨울방학동안 주5일 학원에 와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를 한 것이 "아 쌤. 이게 그런 의미였어요?" 였다. 고등 수학 진도를 나가기엔 너무 입원 시험 성적이 낮아서 중등 수학을 빠르게 복습을 시켰는데, 재민이는 방정식, 부등식, 함수가 서로 이렇게 연관되어 있는 것인지 처음 알았다고 했다. 나로서는 너무 당연한 수학의 기초를 알려 준 것인데,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반짝 거리는 눈을 하던 재민이는 내가 플링크 창업을 위해 학원 강사를 그만둔 뒤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어느 대학의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한편, 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플링크를 창업하고 조금 시간이 지났을 때 재민이 어머님이 연락이와서 식사를 대접하시겠다고 했다. 어색하게 어머님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저는 재민이가 선생님같은 멘토를 만나게 된 것이 제 기도의 응답이에요. 저는 항상 재민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늘 기도했어요."

재민이는 매일 2시간씩 월 40시간, 교통비로 월 10만원씩 고등학교 이과 수학 질문을 받아주는 사람을 찾아 사용했다. 어머니는 재민이를 위하여 대치동으로 이사하는 것은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나마 1시간이라도 이동을 통하여 재민이가 원하는 학습 환경을 얻을 수 있도록 힘쓰고 계셨다. 만약 당시에 지금처럼 수파자, 설탭, 콴다과외가 있었다면 재민이는 어떤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었을까?

우리 주변의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을 위한 화상과외

2015년 3월 라이언이 화상과외 서비스를 창업하겠다고 나를 찾아왔을 때 왜 하필 화상과외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라이언은 지난 2014년에 군대 전역 후 한 M 화상과외 서비스의 선생님으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라이언은 M 플랫폼에서 과외 매칭이 잘 될 땐 오후 7시부터 한 자리에 앉아서 3명 수업을 연달아 할 정도로 수업을 많이 했고, 덕분에 학비도 벌면서 동시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람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M 화상과외 서비스 운영진은 어느날 야반도주를 하였고 (당시 기사) 갑자기 선결제를 한 학생들은 수업을 받지도 못하고, 수업비를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강사들 역시 이미 수업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임금체불을 당한 강사들은 노무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고, 라이언은 그 소송의 대표가 되어 피해 규모 확인을 위하여 피해 강사들을 한 채팅방에 모으게 되었다.

평소에는 삶의 교점이 전혀 없는 강사들이 소송을 위하여 단톡방에 모이니 자연스럽게 이 화상과외 서비스에 대한 평소의 감정들을 소소하게 서로 나누게 되었다. 본인이 학생들을 온라인으로 가르치며 있었던 보람찬 에피소드, 그리고 현재 화상과외 업체로부터 수업비를 받지 못해서 처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눴다. 한편 라이언은 일부 강사들은 업체의 부도로 수업비를 받든 못받든 상관없이 본인이 가르치던 학생들이 학업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업을 계속 진행 해 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플랫폼을 통하여 강사는 경제적인 도움을 받았고, 학생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얻었으며, 그리고 그 둘을 위해 서포트하는 업체는 약간의 수수료를 챙겼으니, '윈-윈-윈'인 플랫폼인것이었다.

라이언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은권이와 재민이가 생각났다. 라이언이 창업하려는 서비스는 우리 주변의 은권이들재민이들을 이어줄 플랫폼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나는 라이언의 꿈을 돕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우리가 화상과외 서비스를 문 열었을 때 지방 출신이어서 과외 구하기 어려운, 행정고시 준비를 하며 학비도 벌어야 하는 은권이들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졸업해야 하는데 한국어로 전공 과목 설명이 필요한, 일본 공대 시험을 준비하는데 주변에선 질문하기 어려운, 부모의 사정으로 해외에 있는데 곧 한국에 돌아와야 해서 한국 교과과정을 익혀야 하는 재민이들이 들어왔다.

다양한 분야의, 전 세계의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을 위하여

Photo by Luca Upper / Unsplash

나는 우리가 개발하는 이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경영컨설턴트, 세무사, 노무사, 법률 상담을 대중화 하려는 법률 플랫폼 창업팀을 만났다. 또 전 세계 속 교민들과 여행객을 연결하여 함께 현지인스러운 여행 일정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창업팀도 만났고, 한국으로 의료 시술을 받으러 오고 싶어하는 외국인 환자들과 한국의 의사가 미리 상담을 받는 플랫폼 창업팀도 만났다. 보험을 팔고 싶은 사람, 운세를 봐주고 싶은 사람, 팬들과 같이 소통하고 싶은 크리에이터 등 바야흐로 다양한 분야의, 전 세계의 은권이들재민이들이 만날 수 있게 플랫폼을 제공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려는 팀들이었다.

때로는 모든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을 만나게 하기 위하여 우리가 직접 메가 플랫폼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를 위한 플랫폼은 그 누구를 위한 플랫폼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 소프트웨어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을 끊임없이 모아서 매칭해야하는 아주 어려운 미션이 수반된다는 것을 과거 화상과외 서비스 운영 경험을 통하여 배웠기에 다시 시도하지 못했다. 물론 그런 메가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할만큼 자원이 넉넉하지도 않았다.

혹시 투자를 크게 받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 역시 불가능하다라는 판단을 했다. 당장 화상과외 형태 플랫폼들에 소속된 우리의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은 기대하는 바가 너무 다양하다. 어떤 은권이들은 원할때만 수업하고 싶고, 또 어떤 은권이들은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수업을 하고 싶어한다. 어떤 재민이들은 플랫폼에서 커리큘럼을 제시 해 주었으면 하고, 어떤 재민이들은 본인이 원하는 질문만 다뤄줬으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고객사들은 같은 화상과외 플랫폼이지만, 각자 수 백 억 원의 가치를 인정 받으며 각자 투자를 받아, 각자가 풀고싶은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가 한꺼번에 원 플랫폼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같은 분야 내 다양한 플랫폼 존재의 의미는 충분하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거 아닌 차이에도 고객들은 다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지콜은 늘 플랫폼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존중한다. 그들이 목표하는 가치가 의도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정말 어려운 길이지만 다양한 플랫폼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준비하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페이지콜을 구성할 수 있도록 선택을 해 왔던 것이다.

국가마다, 산업마다 빈틈없이 플랫폼을 채워넣어 새로운 삶의 형태를 창조하자

2022 플링크팀 PPLINK

페이지콜이 존재하기 이전에도 Skype, Hangout, Zoom이 있었지만 은권이는 1시간 넘게 이동해서 과외를 하며 학비를 벌어야했고, 재민이는 학교 수업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1시간 넘게 이동하여 유명한 학원가로 와야했다. 단순히 페이지콜 코어앱만 우리가 열심히 개발한다고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없다.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은권이들과 그 도움을 필요로하는 재민이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들이 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2021년 현재, 페이지콜과 여러 플랫폼 운영사가 화상과외 산업에서 함께 노력한결과 마음만 먹으면 은권이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잠시 쉬는 시간에 학비를 벌 수 있는 삶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재민이 역시 야간자율학습을 다 하고 집에 가서 편안히 이과 수학을 이해 할 때까지 친절하게 설명 해 주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불과 2년 만에 바뀐 대학생과 10대들의 삶의 형태인 것이다. 페이지콜은 이렇게 삶의 형태를 창조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강력한 해답이다.

플링크 팀은 페이지콜을 갈고 닦아서 더 많은 플랫폼 서비스들이 등장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은 중고등학생들의 학습을 돕고 대학생들의 생계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인도에 살고 있는 미술에 재능있는 아르나프가 프랑스 화가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 퇴직하고 생계가 막막한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데릭 선생님이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일본 학생들을 찾아 바로 수업을 하여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의 출현을 앞당길 것이다. 또 전 세계 어디에 살든 온라인을 통하여 맞춤형 대학 수준 교육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특수한 직무와 관련된 지식도 어디서든 가장 자신에게 잘 맞는 선생님에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의 장벽을 낮출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빌더', 페이지콜

페이지콜 유니버시티 

페이지콜의 경쟁사라고 일컬어지는 서비스들은 좋은 화질의 화상 통신에 집중한다. 물론 우리 고객사들에게도 품질 좋은 화상 통신은 필수적이며 중요하다. 하지만 플링크는 그것보다 더 나아가 오프라인보다 더 몰입감 있고 현장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여야 하며, 플랫폼 운영사들의 기획과 철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물론 고객사 중에는 실패하는 기획의 플랫폼도 있겠지만, 그들이 이 세상의 은권이들재민이들의 소통을 문제 의식으로 정말 진지하게 갖고 있다면 다시 페이지콜을 통하여 더 날카롭게 시장의 문제를 풀기 위해 재도전 할 것이다. 플링크 팀은 전 세계의 수 백개의 동반자들을 만나 수 억 명의 은권이들재민이들이 플랫폼에서 만나 각자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페이지콜을 만든다.

2022년이 되어서야 페이지콜은 비로소 교육 분야의 플랫폼 서비스들이 원하는 바들을 최대한 존중하며 그들의 가는 방향 그대로 도울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법률 분야, 의료 분야, 금융 분야 등 수 많은 분야 속 은권이들과 재민이들을 위한 플랫폼은 아직 맞이할 준비조차 되지 않았다. 플링크팀이 아직 더 힘 내야 하는 이유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산업 속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가들은 자신들의 비전대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가꿔나가고 플링크의 기술은 그들의 상상이 현실이 되도록 크게 성장할 것이다.